토종백신 트리오 "올해 사업 이렇게 한다"
안철수연구소, 하우리, 에브리존 등 3대 토종 백신업체가 신년계획을 발표했다. 코스닥 등록기업인 안연구소와 하우리는 매출을 2배 정도 늘리고, 해외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겠다는 목표다. 3월부터 유료화를 시작하는 에브리존은 PC 온라인 백신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ETRI와 데이터퀘스트 공동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안티바이러스 백신 시장 규모는 3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국내 시장에는 5개 외국 업체들이 진입해 있다. 지사를 두고 있는 시만텍, 트렌드마이크로, NAI(네트워크어쏘시에이츠)와 국내 총판을 두고 있는 핀란드 에프시큐어, 오스트리아 이카루스가 그것. 판다소프트웨어도 코스닥 등록 기업을 통해 지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수백억 매출을 꿈꾸는 토종 백신업체의 눈은 국내에 한정되지 않는다. 또한 종합보안솔루션과 보안컨설팅, 데이터복구 등 유관산업과 시너지를 만드는 데도 열심이다.
보안 역사상 유례없는 토종 백신업체의 힘이 올해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국내 최대 소프트웨어 벤처로 거듭난다…안연구소
안연구소의 올해 매출 목표는 450억원. 이 중 80억원 이상을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 해외에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매출 450억원은 국내 소프트웨어벤처업계 사상 전무후무한 수치다.
안철수 사장은 "2005년까지 세계 10대 보안기업이 되겠다는 계획을 올해부터 현실화 시켜나가면서, 먼저 국내 최고의 소프트웨어 벤처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코어비즈니스인 백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과 오는 3월 새롭게 출시되는 종합 보안 솔루션의 성공을 이루는 것, 그리고 일본 등 해외사업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는 게 올 해 목표"라고 말했다.
안연구소는 이를 위해 지난 해 2명에 불과했던 임원급을 4명으로 늘렸다. 전체 영업 마케팅과 컨설팅 사업을 총괄하는 부사장과 신규사업 및 관계사 협력 등을 총괄하는 전략실장을 영입한 것. 영업전담 상무 영입도 추진하고 있다.
안사장은 기술개발과 해외 사업에 주력하게 된다. 특히 일본 시장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데, 일본의 인터넷 인프라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안 사장은 "일본의 브로드밴드 열풍에 힘입어 이에 적합한 제품을 출시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상반기 내에 일본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지 비장의 무기는 올 2월에 공개된다. 안연구소는 관계사 역량을 결집해서 새로운 개념의 종합보안솔루션을 개발했다. 2월에 IR담당자에게, 3월에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해외사업에서 20억원 목표… 하우리
하우리의 올 매출 목표는 120억원(경상이익 35억원)이다. 이는 지난 해 62억원(당기순이익 15억원)에 비해 2배 정도 늘어난 수치. 특히 이 중 20억원은 해외에서 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권석철 사장은 "실리콘밸리 아이팍 입성과 미국 반도체 회사 KLA-텐코(KLA-Tencor Corporation, www.kla-tencor.com)와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을 계기로 수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외에도 일본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우리의 해외 진출은 백신에 머물지 않는다. 국내에선 백신에 집중하지만, 해외 진출 시에는 다른 보안 솔루션을 아우르는 해외 대상 솔루션 라인업을 만들겠다는 것. 이와 함께 제품의 글로벌화를 위한 해외 인증 획득도 준비되고 있다. 하우리의 해외 진출은 코스닥 재원을 활용하면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 동략을 위한 준비는 고객중심 서비스를 강화하고, 신기술 투자를 늘리는데 있다. 권 사장은 "CRM(고객관계관리)을 도입해서 24시간 고객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서버용 제품군을 비롯한 하이엔드 제품 및 마케팅 강화하는 것. 그리고 모바일 및 정보가전 등 신규 수요시장을 개척하는 게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3만9천명 유료 회원을 확보하라…에브리존
3월부터 ''터보AI'' 유료화에 나서는 에브리존은 73만 여명의 네티즌(전체 회원) 회원 중 연말까지 5%의 유료 회원을 유치하는 게 목표다.
신동윤 사장은 "연회비 1만9천800원을 받고 개인들이 쉽고 편리하게 방역 서비스를 받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며 "유저 200명 이하의 중소기업도 공략 대상"이라고 말했다.
서버, 그룹웨어, 웹게이트웨이 등 하이엔드 시장에 집중하는 안연구소, 하우리와 달리 개인 온라인 서비스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에브리존의 계획은 안연구소, 하우리의 바이러스 방역 서비스 시장과 전면 경쟁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하우리의 경우 지난 해 전체 매출의 약 35%를 온라인 백신에서 거둬들여 업체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에브리존은 지텍인터내셔널과 PC보안-바이러스 통합 제품을 개발하고 있어, 안연구소의 ''앤디'' 시리즈와도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보보호 전문업체 지정을 계기로 국내 최고의 소프트웨어 벤처로 도약하는 안연구소와 코스닥 등록과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내실 있는 비즈니스를 가져가려는 하우리, 그리고 네티즌의 힘으로 백신사업에 뛰어든 에브리존의 성패는 연말께 결정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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