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유기를 쓰는 윈도PC 사용자들은 이번 ''블래스트웜'' 바이러스의 무차별 공세로부터 대부분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주목된다.
벤치마크 사이트인 PDA벤치의 김병윤 운영자는 12일 "윈도2000 운영체제(OS)를 장착하고 있는 PC 여러 대가 이번 블래스트웜 바이러스의 공격으로부터 무사했다"며 "이는 인터넷공유기를 통해 인터넷에 연결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위에 인터넷 공유기를 쓰는 윈도2000 사용자들의 상황도 확인해 본 결과 모두가 이번 바이러스 공격으로부터 아무런 해도 입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공유기 없이 서비스 사업자가 제공하는 케이블모뎀을 통해 윈도2000 PC를 직접 인터넷에 연결해 쓴 사용자 이모씨의 경우에는 블래스트웜 바이러스에 감염돼 큰 낭패를 겪었다.
이 씨는 "원인과 치료법을 제대로 알 수 없어 오전 내내 PC를 붙들고 씨름을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말 인터넷 공유기를 쓰면 블래스트웜 바이러스로 부터 안전할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국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국내 백신업체인 에브리존의 김윤석 개발팀장은 "블래스트웜 바이러스는 1차로 인터넷에 직접 연결돼 있는 윈도 PC나 서버를 감염시킨 뒤 이어 하부에 연결돼 있는 PC들을 2차로 감염시키는 특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때문에 블래스트웜 바이러스가 인터넷에 연결된 인터넷 공유기를 PC나 서버로 인식한다"며 "대부분의 인터넷 공유기가 리눅스를 데몬(간소화시킨 운영체제)으로 쓰고 있어 블래스트웜 바이러스로 감염될 가능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즉, 1차 감염 경로가 차단되면 2차 감염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인터넷공유기 하단에 붙어 있는 윈도 PC들은 안전했다는 뜻이다.
또 일단 PC가 감염돼도 인터넷공유기를 쓰면 윈도 PC 사용자들은 사설 IP를 할당받아 인터넷을 쓰기 때문에 원격지의 해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터넷공유기 업체인 텔네트의 하만철 연구원은 "인터넷공유기를 쓰면 공식 IP가 아니라, 사설 IP를 쓰게 된다"며 "따라서 사설 IP를 쓰면 외부 해커가 인터넷을 통해 해당 PC를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원격지 해킹은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출저-아이뉴스24/이관범기자 bumie@inews24.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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