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웹사이트 ‘위키리스크’의 미국정부의 비밀 외교 전문 폭로 파문이 해가 바뀌면서 이집트에서 일어난 30년 무바라크 독재정권의 붕괴 임박 소식에 묻혀 가는 것 같군요.

 그렇기는 하지만 컴퓨터 보안과 관련해서 위키리스크 파문이 던진 의미는 앞으로도 계속 영향력을 미칠 것 같습니다. 바로 컴퓨터데이터 관리의 중요성이지요. 자칫 컴퓨터 관리를 방심하면 회사나 기관의 명성을 해치는 것은 물론 존립 자체를 위협한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는 비밀자료가 폭로되자 당황한 나머지 온갖 꼼수를 부려가며 위키리스크 죽이기에 나섰지요. 위키리스크 웹사이트에 대한 디도스(DDoS)공격, 아마존 서버 폐쇄,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결제 정지, 설립자인 줄리안 어산지의 자산 동결, 어산지의 체포 등등. 한심합니다. 그렇게 난리칠 일이라면 컴퓨터  자료 관리나 똑 부러지게 잘 할 일이지 꼴사납게 저 호들갑을 떨기는.

 하지만 어산지는 외롭지 않았습니다. 위키리스크 서비스를 중단한 사이트는 되려 어산지 팬들이 중심이 된 인터넷 운동가들의 ‘보복 DDoS’ 공격을 받았지요. 정보 유출에 관련된 혐의를 받은 군인, 브래들리 매닝은 ‘개인 PC에 비밀 정보를 전송하고 기밀이 유지되어야 할 컴퓨터에 무허가 소프트웨어를 깔았다’는 죄목으로 기소가 되어 재판이 진행중이지요.

 이 사건을 통해 영어에 새로 만들어진 합성어가 바로 ‘eReputation’ 입니다. 명성을 뜻하는 ‘레퓨테이션’에 가상 정보공간을 뜻하는 ‘E"를 추가한 것입니다. 요즘 세상은 거의 모든 정보가 컴퓨터로 작성, 저장되고 유통되고 있기에 관련 정보가 도난 당하고 악용되는 것 역시 컴퓨터와 컴퓨터 망, 인터넷을 통해서라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이레퓨테이션’은 요즘의 레퓨테이션은 대부분 이레퓨테이션이며 이레퓨테이션을 한순간에 날리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컴퓨터 자료 관리임을 새삼 일깨워주는 합성어이지요. 에브리존과 같은 컴퓨터 보안업체가 사회에 필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지요. 

 

 가상정보 유통의 위력은 위키리스크 사태에만 그치지 않지요. 아직 진행중인 이집트의 반독재 시위에서도 이집트 무바라크 정부는 장기집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하자 놀란 나머지 인터넷을 끊고, 휴대전화를 먹통으로 만드는 등 필사적인 몸부림을 쳤지요. 민주화를 위해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노력했던 상당수 한국인들과 함께 이집트 국민에게 파이팅을 외쳐주고 싶네요. 민주주의 만세!.

에브리존 고문 조헌주